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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가정’, 이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2003년 건강가정기본법 제정과 2005년 시행부터이다. 대략 10여 년 되었다. 아직 많은 분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지고 있다.건강한 가정이란 어떤 가정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건강한 가정을 어떻게 달성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사실 건강가정에 대해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래서 양성평등과 건강가정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하고자 한다.건강가정기본법에 ‘가족 구성원은 부양. 자녀 양육. 가사 노동 등 가정생활의 운영에 함께 참여하여야 하고 서로 존중하며 신뢰하여야 한다’는 가족 가치를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양성평등의 가족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가정이 ‘건강가정’이라고 생각한다.대구대학교 조희금 교수는 건강한 가정을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건강가정은 가족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할 때 달성될 수 있으며, 가족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가부장 중심의 권위적인 가족관계를 민주적이고 양성평등한 가족관계로 변화시키는 일이 필요하다.”이는 가정 내 가사활동과 자녀 양육 등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적절하게 분담하여 함께 참여하고 운영하는 양성평등의 실현이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요인임을 의미한다.지난 7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5 일·가정 양립 지표를 살펴보면, 2014년 15~54세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1.2%P, 0.9%P 증가하였으며,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맞벌이 가구 또한 2014년 10월 기준 518만 6000가구로 유배우 가구의 43.9%를 차지하여 해마다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럼에도, 한국의 가사노동시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3시간 2분이 더 많으며,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45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30분)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등을 포함한 29개 국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특히 혼인 상태별로 보면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4시간 19분으로 가장 많으며, 남녀 간의 차이는 미혼 2.3배, 유배우 5.2배, 사별·이혼 1.6배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가사에 대하여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은 47.5%로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분담하는 남편은 1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결과를 통해 남성들의 가사노동 참여 부족으로 경제활동에 참여 하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직장 일과 가사활동에 대한 이중 부담을 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정 내 남성과 여성 간 불평등은 가사 스트레스를 높여 여성들의 행복지수를 낮추게 된다. 그리고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어 가족의 건강성을 위협하고 있다.양성 평등을 실현함으로써 건강 가정을 만들기 위해 남성들의 가사노동에 대한 참여 부족의 원인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서울시 3040 워킹 대디 일·가족 양립 실태 및 정책 수요조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맞벌이 아빠의 경우 평균 9시간 이상 근로를 하고 있으며, 주 평균 약 2회 야근, 1회 회식을 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리고 남성의 일 가정 양립이 잘되지 않는 이유로 노동시간이 길고 업무량이 많아서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92.5%가 ‘불필요한 야근’ 등 노동시간 감소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렇듯 남성들의 가사활동과 양육에 대한 참여 부족은 남성들의 가사활동에 대한 공동 분담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직장에서의 잦은 야근과 회식 등 직장과 가정이 양립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오늘날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가정 내 가사활동과 양육이 여전히 여성들의 몫인 현실을 극복하고 남성과 여성이 공동분담을 통해 양성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왜냐하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가정 친화적 환경조성과 양성평등한 가족 가치 실현을 통해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하성규(경상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장)
15.12.25.내 방을 찾아오는 분들이 인사를 나눈 후 눈길을 주면서 손이 가는 곳은 탁자 위 나무함지 속에 담겨 있는 한방젤리인데 ‘총명’ ‘쇠무릅’ ‘숨편한 젤리’로 명명된 세 종류의 젤리는 그 이름에 부합하는 한방약초를 주재료로 하여 만든 것이다.여기에서 재미나는 사실은 ‘총명’의 약효는 인지기능 향상과 기억력 증진 등 두뇌 능력을 향상시키는 약초를 이용하여 만든 것인데 어떤 분은 직원들이 자기보고 ‘총명’을 드시면 자기들이 피곤해서 안 되니 더이상 드시지 말라{?)고 하거나, 다른 경우는 좀 더 드시라고 하는데 그 까닭을 알아보니 2%가 부족하니 ‘총명’으로 채워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한다.우리가 복용하고 있는 한약은 주로 한약재를 달여서 만든 즙액으로 복용하거나, 환 또는 과립, 분말형태로 만들어서 이용하고 있는데 이제 한약도 변신을 거듭하여 젤리나 주스 또는 일회용 소포장으로 개발되어 복용하거나 휴대하기 편리한 형태로 되어 있어 복용에 따른 부담감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한방약초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으로 개발되어 식탁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봄에 돋아나는 새순과 잎을 따서 나물로 이용하거나 한방차로 음용하는 방법은 예부터 전해져 오고 있는 단순 형태의 약초 이용법인데 지금은 더욱 개발되어 기능성 한약재를 첨가하거나 색깔을 나타나게 하여 눈으로 보면서 입으로 즐기는 요리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일전에 우리 연구소를 방문한 고객 한 분은 수제 맥주를 제조하는 기업의 대표였는데 요즈음 젊은 층에서 고유의 향기를 가진 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향기맥주를 제조하려고 한다면서 한방약초의 향에 대하여 장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최근에는 산청에 소재한 한방관련 기업이 수도권에서 판촉전을 열었는데 외국 바이어로부터 봉선화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모기퇴치제를 장기간에 걸쳐 대량으로 구입하겠다는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알려왔는데 손톱에 예쁘게 물들일 때 재료로 하는 봉선화가 효자 노릇을 단단히 하는 사례도 있었다.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자라는 식물들의 종류가 구분이 되고 있는데 계절에 따라 생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풀들이 이제는 ‘식약동원(食藥同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보리가 익어가고 모내기가 시작되는 무렵이면 코끝으로 스며드는 향기가 아름다운 찔레꽃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새순을 따서 진액이나 효소를 만들고,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하는데 이 찔레꽃과 열매는 이뇨작용과 신경안정, 노화방지의 약재로 쓰인다. 여름철 밭에서 억센 생명력을 자랑하며 자라고 있는 쇠비름은 부드러운 잎과 줄기를 소금물에 데쳐 말린 후 나물로 이용하는데 쇠비름은 종기치료나 만성장염, 변비에 좋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키가 크고 잎도 큰 왕고들빼기는 김치를 담그거나 무침요리로도 이용하고 있는데 왕고들빼기는 위를 튼튼히 하거나 심기를 편안하게 하고 이뇨작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꽃이 예쁘고 향이 짙어서 관상초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인동초는 꽃을 따서 술로 담그거나 덖어서 차를 만들어 마시는데 감기나 타박상, 해독작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이와 같이 우리 연구소에서는 생활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약초를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신제품을 개발하여 기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한 상품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침샘을 자극하는 물질을 이용하여 입냄새를 제거하는 제품, 한방 약초를 이용한 엿 제조기술, 한방 약초를 이용한 건강 기능성 소스개발, 약초 곶감, 와송, 쇠비름 등을 이용한 한방화장품, 한약재 부산물을 이용한 한우 사료 개발 등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이제부터는 약초를 이용한 한방 항노화 식의약 소재개발에 주력하여 고령화시대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인지기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이라든지, 심혈관질환 치료제, 항우울증 약제 연구, 비만, 당뇨에 대한 신물질 탐색, 피부노화 대응 연구, 기관지 천식 등을 중점 연구과제로 설정, 환경친화적인 신제품 연구 개발에 주력해 나갈 것이다.산과 들에서 사계절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풀들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보약임을 우리의 조상들은 일찍부터 깨달아 이용을 하고 있었으나 체계적으로 전수되지 못한 부분은 이제부터 밝혀서 건강과 생명을 안아주는 아늑한 품을 만들어 가는 역할이 필요하리라 본다.한방약초, 한약재, 항노화 등 용어가 생소하고 다소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주변을 둘러보면 언제 어디에서나 쉽게 접하고 친해질 수 있는 것임을 이번 기회에 강조하고자 한다./장사문(경남한방약초연구소장)
15.12.08.사업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성공하시라’는 덕담을 많이 듣게 된다. 성공이란 무엇일까? 황금만능주의에 휩싸인 세상에 살다 보니 사람으로 태어나 일생의 목표가 돈과 권력이 된 듯한 느낌도 없지 않다.우리는 언론에서 책에서 ‘자수성가(自手成家)’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자랐다. 부모님들이 자신은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않으면서 자식 교육에는 정작 자식의 공부보다 더한 열정으로 뒷바라지하지 않았던가.굶지 않고 잘 사는 것, 남한테 굽실대지 않도록 권력을 가지는 것, 이것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아이는 성장하면서 점점 이기적인 성격으로 변화하고 결국은 한계를 모르는 욕심 때문에 스스로 만든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기도 한다. 물론 이와 정반대의 처지에 있는 사람도 고통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다.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한계에 부딪힌 사람은 자신이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의 길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인간의 길이 어떤 것일까? 주역(周易) 중에서 곤(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사람과 자연에게 봉사하고 희생하고 박애하는 삶이 인간의 근원이다.”세상 만물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상생(相生)의 도리이다.상생의 도리를 어기면, 큰 정치인도 때를 얻지 못해 모리배로 전락하고, 큰 부자도 돈만 모으는 수전노가 되며, 아무리 훌륭한 종교라 해도 인류를 전쟁의 고통으로 몰아가게 된다.‘곤’은 이처럼 땅 위에 사는 인간들의 복잡다단한 삶을 폭넓게 조망하면서, 공생의 첫 번째 원리라고 할 수 있는 상생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곤 원형리 빈마지정(坤 元亨利 牝馬之貞), 곤의 원리는 원과 형과 리의 시절을 거쳐 정의 시절에 이르러 순한 암말과 같이 순종하는 것이다.군자 유유왕 선미후득 주리(君子 宥攸往 先迷後得 主利), 군자는 뜻을 펼치러 나아감에 처음에는 혼미해 우왕좌왕하다가도 결국 나중에는 원하는 바를 얻게 되니 수확과 결실을 거두는 리(利)의 시절에 이르러 생의 주인이 된다.서남득붕 동북상붕 안정 길(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 吉), 서남으로 가면 벗을 얻게 되나 동북으로 가면 벗을 잃게 된다. 안정하여 분수를 지키면 길하게 된다.리상 견빙지(履霜 堅冰至),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에 이른다.직방대 불습 무불리(直方大 不習 无不利), 곧고 방정하며 크면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함장가정 혹종왕사 무성유종(含章可貞 或從王事 无成宥終), 아름다움을 머금고 바르게 할 것이다. 그래야, 혹시 정치에 종사하더라도 성공은 못할지언정 잘 끝마칠 수는 있을 것이다. 괄낭 무구 무예(括囊 无咎 无譽), 주머니 끈을 묶듯 하면 허물이 없고 명예도 없다.황상 원길(黃裳 元吉), 누른 치마를 펼쳐 자기를 낮추면 크게 길할 것이다. 용전우야 기혈현황(龍戰于野 其血玄黃), 용이 들에서 싸우니 그 피가 검고 누르다. 즉, 서로 싸워서 얻는 것은 없다는 뜻이다.리영정(利永貞), 그러므로 오랫동안 바름을 유지하는 것이 이롭다 할 것이다.이렇듯 주역의 ‘곤’은 사람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이치를 가르치고 있다. 문장들을 풀어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땅 위의 존재인 인간은 모두 원(元), 형(亨), 리(利)의 시간을 거치며 살다가, 마침내 죽음에 순종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군자는 나아가 뜻을 펼치매 처음에는 혼미하여도 뒤에는 뜻을 얻는 법이니, 성공의 주인이 된다.이때 중요한 것이 상생의 도리이다.상생하면 재화와 덕망을 얻을 것이며 상극하면 이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항상 그 끝을 인식하여 몸과 마음을 편히 가져야 한다. 겉으로는 쉽게 약해 보여도 내면은 어렵고 강한 것이 현실의 세계다.삶은 가르치거나 훈련받지 아니해도 자연히 아는 것이니, 인간이 만들고 가르친 학문에만 의지하는 학자라면 혹 정치를 한다 해도 이룸은 없고 끝만 있게 된다.무조건 아끼고 절약하는 생활 역시 허물은 없으나 명예를 얻지 못한다. 만민과 자연에게 봉사하고 희생하고 박애하는 삶, 그런 삶이라야 근원적으로 길하다.만약 상생의 원리를 어긴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전쟁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양쪽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지게 된다. 하지만, 문명의 번영을 누리는 현재는 세상은 그 끝까지 아직 오래 남았다. 그러므로 근신하고 현재의 환경과 삶을 길이 보존하는데 힘써야 한다.크든 작든 여러 형태의 싸움, 즉 전쟁은 욕심에서 비롯되며 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아서 생긴다. 전쟁의 끝은 무엇인가 ‘곤’에서 언급했듯이 기혈현황( 其血玄黃 )이라, 참담한 죽음뿐이다. 기껏해야 상처뿐인 영광 아니겠는가.결론은 상생이다. 이 도리를 깨닫는 것이 인간의 길임을 알게 된다면 평화와 행복이 그 길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김진근 경남전자출판협회장
15.11.20.우스갯소리로 시골에서는 한 집 건너 다문화 가정이 있다 할 정도로 이제 전혀 낯설지가 않다.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다문화 관련 축제도 10월 한 달 동안 전국적으로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다문화 축제는 특정 지역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골고루 열리고 있다.10월에 개최하거나 이미 개최가 된 다문화 축제는 서울 동대문구 ‘다문화 어울림 한마당’ 전남 나주의 ‘다문화 한마음 음식문화 축제’, 전남 전주 ‘2015 아시아문화축제-다꿈 어울림 한마당’, 경기도 안산에서는 국내·외국인이 다 함께 참여하는 문화·체육 축제인 ‘2015 다문화 어울림마당’, 김해시와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가 주최하는 ‘제6회 다(多)어울림’ 축제를 경남도가 후원하고 경남이주민센터가 주최하는 제10회 ‘맘프축제’에 이르기까지 다문화는 이제 우리들의 이웃으로 자리 잡았다.특히 ‘맘프축제’는 규모 면에서나 내용, 상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전국의 다문화 축제를 대표 할 만한 경남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정도이다.행사 마지막 날 6000여 명의 이주민이 자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벌이는 퍼레이드는 세계 어디에서도 구경할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한국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색다른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들에게는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텔레파시를 주고받으며, 자국을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대사역할이기도 하다.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 온 이들의 모습은 40년 전의 우리들의 모습과 그대로 일치한다. 정부는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독일에 간호사를 파견했다. 파독 간호사들은 독일인 간호사들이 기피하는 야근을 자청하며 돈을 벌어 조국의 부모 형제들 생활비와 학비로 보냈다. 광부 파견과 비슷한 시기였다.이러한 축제는 이주민들에게는 작은 위안이 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1964년 10월 10일 독일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여러분 미안합니다. 외국에서 이런 고생을 시켜서. 그러나 우리의 자손들에게는 이런 불행을 겪게 하지 맙시다. 잘사는 나라를 남겨 줍시다.”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연설장은 온통 눈물바다가 되었다는 다큐를 본적이 있다. 지난 10월 4일 막을 내린 ‘맘프축제’에 이주민 여성으로서 국회의원이 된 이자스민 의원이 축제장을 찾아 필리핀 이주민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했다. 이때 환호와 박수 소리로 축제장은 뜨거웠다.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도 일시나마 가족과 조국을 위해서 한국에 온 것이다. 이제는 단지 이주민들의 숫자만을 가지고 정책을 논할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우리 경남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을 비롯한 외국인이 10만 8375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창원이 2만 4109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김해 2만3042명, 거제 1만 6352명, 양산 7836명의 순이다. 특히 김해시 주촌면의 경우, 주민 절반이 외국인이라면 믿으시겠는가? 주촌면은 외국인수가 주민등록 인구 대비 55.2%, 즉 절반 이상으로서 도내 읍·면·동 가운데 가장 많다.매년 증가하는 이주민이 사회구성원으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도 확산되고 있다. 농업과 제조업이 기반인 경남은 결혼이민자와 이주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비중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다문화 축제 행사를 계기로 다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고 위안 찬지 성격을 벗어나야 한다. 지원 대책도 시혜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기업에서도 결혼이민자 가정을 위한 요리교실 등 다양한 지원프로그램과 협약식이 잇따르는 것을 보면 이제는 이주민들이 내 이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옛 속담에 팔백금으로 집을 사고, 천금으로 이웃을 산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이웃이 소중하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강창덕(전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
15.10.20.“선생님, 내 말 좀 들어 보이소. 우리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인데 공부는 뒤에서 3등이고 게임은 우등생입니다. 머리는 내장산 단풍처럼 물들이고 바지는 무릎 부분을 찢어서 입고 신발은 뒤축을 꼽쳐 신습니다.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콧구멍은 굴뚝입니다. 아들을 바로 잡으려고 달래도 보고 혼내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방망이로 때리기도 해 봤지만 그럴수록 부자간에 정만 멀어지고 이제는 눈도 마주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저를 찾아 상담을 한 어느 아버지의 하소연입니다.그러던 녀석이 완전히 모범생(?)이 되고 성적은 3개월 후에 반에서 18등을 했습니다. 이제는 그 아들과 아버지는 친구처럼 사이좋은 관계가 되었고 주말이면 부자간에 데이트를 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었을까 궁금하시죠.필자는 그 아버지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해 주었고 아버지는 성실하게 이행을 한 결과입니다. 조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첫째, 아들에게 사과 편지를 쓰세요. 고등학교 1학년 시기는 사춘기 중기(中期)로서 자아 정체성이 어느 정도 성장했기 때문에 타인의 간섭이나 외부의 압력을 받기 싫어합니다. 모든 것을 자기 주관에 따라 생각하고 결정하려고 합니다.그렇게 때문에 아무리 자기 행동이 옳지 않아도 강압적인 훈계와 간섭에는 아예 마음 문을 닫아 버립니다. 부모의 훈계는 잔소리로 들립니다. 일방적인 훈계는 엎어진 그릇에 물 붓기 식입니다. 간섭이나 일방적인 훈계보다는 자녀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부모위주로 간섭하고 통제한 것에 대한 사과(?) 편지를 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말보다는 글로 쓰는 것이 자녀의 마음을 감동시킵니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담아 꽃 편지를 써서 책상 위에 놓아두거나 우편으로 전달하면 더욱 좋습니다. 처음엔 반응이 없더라도 2~3회 편지를 써야 합니다.둘째, 단둘이 데이트를 하는 것입니다. 자녀가 어느 정도 반응을 보이면 데이트를 신청하세요. ‘얘야, 시간 좀 내어 주겠니? 아빠는 너와 데이트를 하고 싶구나.’ 라고 요청하면 금방 응할 수도 있고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거절하더라도 한 번 더 요청을 해야 합니다.데이트는 장소는 집에서 약간 떨어진 호젓한 장소를 선택하고 자녀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좋습니다. 데이트 시 대화내용은 자녀의 잘못이나 성적은 절대로 거론하면 안 됩니다. 자녀가 잉태되었을 때 부모로서의 설레던 마음과 양육하면서 힘들어도 보람으로 양육했다는 추억담을 들려주면 좋습니다.자녀의 손을 만지작거리거나 어깨를 껴안아 주면서 심중에서 우러나는 부모의 정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합니다. 이때 부모가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자녀가 말을 하게 하고 공감하면서 경청해 주어야 합니다. ‘아하 그랬구나. 네 말에 일리가 있네. 네 마음을 미처 몰랐구나.’ 등등의 말로 반응해 주어서 자녀의 가슴에 쌓인 분노와 부모에 대한 보복(?) 심리가 해소되게 해야 합니다.앞에 상담을 했던 아버지는 진심으로 실천을 했고, 아들은 결국 눈물을 흘리며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아빠 미안합니다. 아빠의 강압적인 잔소리가 싫어서 일부러 비행을 저질렀습니다. 아버지의 화내고 실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내심 즐겼습니다.이제 착한 아들이 되겠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버지의 훌륭한 아들이 되겠습니다.’ 데이트를 하는 그날 밤 그 부자는 서로 부둥켜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은 변했고 지금은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있습니다.- 하언승(후세대 부모역할 지원센터 소장)
15.10.07.